식당에 앉아 있는 모든 눈들이 내 등 뒤의 텔레비전을 향하고 있다. 코메디 프로다. 종업원들은 서서, 손님들은 앉아서, 등뒤에 티비가 있는 손님은 고개를 돌려서 텔레비전을 본다. 텔레비전을 보기 위해 아예 텔레비전을 향해 나란히 앉아서 식사를 하는 연인도 눈에 띤다. 문을 열고 들어오는 사람들의 시선이 맨 먼저 텔레비전을 향한다. 대금을 치르면서도 텔레비전을 본다. 싱글벙글 웃으며 텔레비전을 본다.
모든 대화는 중지되고 오직 텔레비전과의 교감만이 있다. 텔레비전이 느끼게 하고 생각하게 한다. 사건은 현실공간에서 전개되는 것이 아니라 텔레비전에서만 전개된다. 텔레비전만이 진정하고 변치 않는 친구이다. 슬픔, 위안, 즐거움의 현실적 장소. 어떤 노력도 하지 않고 눈을 벌리고 있기만 해도 귀를 열어 놓고 있기만 해도 모든 것을 공급하는 텔레비전. 일용할 양식을 주시고 가없는 사랑을 베푸는 우리들의 하나님 텔레비전. 텔레비전, 아니면 죽음을 달라!
공통도시, 다중의 로두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