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영화들 속의 클론들처럼 우리들도 이 사회의 소모품으로 쓰여져 버리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우리는 더욱 비싼 소모품이 되기 위해서 경쟁하고 스펙을 쌓으면 쌓을수록 혼자가 되고 고독해진다.1영화 속 클론들과 현실의 개인들을 유비하고 있는 것이다. 스펙을 쌓기 위한 경쟁, 더 비싼 가격에 자신을 팔수록 쌓이는 고독. 이 유비를 밀고 나간다면 저 고독하고 삭막한 회색의 달은 자본에게 착취당해 황폐해지고 있는 지구와 유비될 수 있을 것이다. 그 속에서 동일한 기억을 가진 샘들이 살아간다. 클론의 기억은 생물학-전자적으로 주입된 기억일 것이다. 텔레비전, 비디오, 신문, 인터넷을 서핑하며 점점 더 많이 동일하게 프로그램된 정보들을 주입하고 있는 현실의 개인들의 기억이 클론 샘의 기억과 얼마나 다를까? 프로그래밍의 집중과 집적 능력이 커지면 커질수록 현실의 개인들은 더욱더 클론화될 것이다.
작은 정보들은 그저 정보일 뿐이지만 정보들이 집적되고 집중되면 그것은 삶을 조형할 수 있는 능력을 갖게 된다. 그것을 조직하여 사람들에게 삶의 방향과 형태와 원리를 부과할 수 있다. 사람들을 전쟁에 나서게 할 수 있고, 부를 유일최고 가치로 추구하도록 만들 수도 있고, 자연에 복종하면서 '순리'의 삶을 살도록 만들 수도 있다. 이럴 때 정보는 상부구조라기보다 삶을 생산하고 재생산하는 토대일 것이다. 샘의 삶은 프로그램되어 있다. 3년간 청정 에너지를 지구로 보내는 노동자로 일하다가 지구로, 가족들 품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물론 그가 돌아가는 가족들의 품과 지구는 차디찬 기계관이다.
그런데 클론이 이 프로그래밍된 세계의 외부를 지각하게 되면 어떻게 되는가? 자신의 삶이 조작되어 있다고 느꼈을 때는 어떻게 되는가? 프로그램에 구멍이 나고, 예외가 발생하며, 자신의 삶-프로그램을 대상화하기 시작한다면 어떻게 되는가? 그리고 그 프로그램에 주인이 있고 자신은 그가 부리는 자동인형에, 그가 사용하는 소모품에 지나지 않는다는 사실을 자각하게 된다면 어떻게 되는가?
《더 문》의 샘은 'SARANG-사랑'호를 탈출하여 지구로 돌아가 루나코퍼레이션의 비리를 폭로하여 주가를 32% 떨어뜨린다. 더 나은 대학, 더 나은 일자리, 더 높은 연봉, 더 많은 여가, 더 넓은 아파트, 더 먼 곳으로의 여행체험을 갖기 위해 매일매일을 더 강도높게, 더 오래, 더 열심히, 더 충성스럽게, 더 바쁘게, 더 비참하게, 더 우울하게, 더 허무하게, 더 아프게, 더 죽고 싶게 일하지 않으면 안 되도록 프로그래밍되어 있는 현실의 우리들은 어떻게 할 것인가? 혹은 그렇게 일하고 싶어도 주어지지 않는 일자리를 찾아 깨어있을 때는 물론이고 꿈 속에서조차 희비가 교차하는 중단없는 구직노동을 하도록 설계되어 있는 우리는 어떻게 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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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통도시, 다중의 로두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