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도시의 주체구성

Posted at 2010/07/22 10:09// Posted in 쓰기(skribi)/시학_P
『아케이드 프로젝트』 의 3권 다섯 부분(산책자, 생시몽과 철도, 음모와 동업직인조합, 푸리에, 마르크스)은 대도시의 주체구성을 다룬다. 이 책 전체에서 가장 중의깊에 읽어야할 부분이다. 앞서 다른 주제들에 대한 좀더 선명한 그림이 이 부분에서 등장한다.

벤야민이 대도시를 관찰대상으로 삼기 시작한 것은 한편에서는 작업장과 공장, 다른 한편에서는 국가에 집중되고 있었던 19세기~20세기 초 비판이론들과는 달리 그것의 매개항을 설정하는 것이다. 아니 대도시를 중심으로 작업장과 국가를 분석하고자 하는 전략이다. 오늘날 대도시의 중요성은 벤야민이 분석하고 있는 19세기 시대에 비해 엄청나게 커졌다. 벤야민이 보고 있는 대도시는 주로 상품유통의 공간이지만 오늘날 대도시는 상품생산공간으로 바뀌었다. 그것에는 비물질적 상품도 포함된다.

첫 세 부분까지에서 벤야민의 주체성론은 군중을 바탕으로 하여 오른편에 생시몽주의자가 놓이고 왼편에 블랑키주의자와 공산주의자가 있으며 그 가운데 산책자들 및 푸리에주의자들이 놓이는 구도이다. 보나빠르트를 비롯한 권력의 행위자인 경찰과 경찰스파이는 대도시에 공기처럼 퍼져있다. 이들이 직접 결사를 조직해서 운영하기도 한다. 12월 10일회는 그런 것 중의 하나이다.

자본주의적 상품사회가 등장하고 이에 매혹된 군중이 역사 무대에 등장한다. 모두가 군중의 일부이다. 이후에 상황주의자들에게서 중요한 개념으로 자리잡게 되는 구경꾼(badaud)은 상품사회에 매혹된 산책자이다. 산보자promeneur는 상품사회에 대해 즐거운 태도를 갖는 산책자이다. 벤야민은 이들로부터 산책자fleneur를 구별해 낸다. 산책자는 상품에 대해 매혹의 태도도 즐거움의 태도도 갖지 않으면서 상품의 교환가치를 자신의 개념으로 삼고 스스로 교환가치로 기능하도록 하는 마법을 가진 존재로 그려진다. 산책자는 양극적이다. 그는 도시를 실내화(방)하면서 동시에 실외화(풍경)한다. 이것를 벤야민의 파리 중산계급의 태도로 규정한다.

생시몽주의자들은 산업의 발전과 기술의 발전을 유토피아적 힘으로 묘사한다. 이런 의미에서 생시몽주의는 산업부르주아지의 이익을 표현한다. 철도망의 발전은 기술의 발전을 매개로 하여 인구를 재통합(re-ligare)하는 현대화된 종교이다.

대도시에  새로운 공기를 불어넣을 혁명적 움직임에 벤야민은 주목한다. 결사체들(예컨대 계절사)은 당대의 혁명적 담론공간이었던 술집을 무대로 움직이면서 매우 다양한 형태로 발전한다. 경찰스파이들은 아예 술집을 차려서 이들의 동태를 관찰한다. 비밀경찰과 대치하고 있는 혁명은 음모이지 않을 수 없다. 어떤  revolutionary plan,  new plot, tactiical strategy는 intrigue나 conspiracy로 나타나지 않을 수 없었다.   벤야민의 서술은 영화를 보듯이 구체적이고 그 시선은 미시적이다. 주체성의 배치에 대한 벤야민의 시선에 대해서는, 이어지는 푸리에와 마르크스에 관한 서술을 읽은 후 보충되어야 할 것이다.






2010/07/22 10:09 2010/07/22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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