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근대적인 것의 대안근대적 잠재력

제와 굿이 근대화 과정에서, 한국의 경우 박정희 정권 하의 경제개발5개년 계획과 새마을운동의 연속과정에서 전근대적 비합리(미신)로 간주되어 타파대상으로 된 후 사회의 비주류로, 후미진 구석으로 내몰렸다는 김수남 작가의 관점은 근대화의 폭력성을 생각하게 만든다. 제와 굿, 무속 속에 깃들어 있는 비근대적 생명력을 대안근대적 에너지로 전환시키는 것이 하나의 과제로 주어진다. 백남준이 서구의 과학기술과 몽골적 샤머니즘을 결합시키려 했을 때 이미 이러한 시도가 이루어졌다고 볼 수 있다.

만질 권력의 종말

최영미 시인의 ‘괴물’, En 선생은 “젊은 여자만 보면 만진다.”
함덕 서우봉 입구 작은 말목장 입구에는 “만지지 마세요”라고 씌어 있다.
강형욱은 개를 (눈으로) 쳐다보지 말고, (입으로) 말 걸지 말고, (손으로) 만지지 말라고 권한다.
미투 운동과 더불어서 여성을 만지고 말을 만지고 개를 만지는 남성인간, 즉 맨(man)의 시대에 조종이 울리기 시작한다.
쳐다보는 권력, 말하는 권력도 자신감에 넘치는 당당함을 잃고 두리번거리고 말을 더듬기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