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으로 중요한 범죄” 개념의 가해자중심주의적 전도

2009년 대한민국 경찰은 사회적 파장이 크고 수사 요구가 높았던 장자연 사건 가해권력의 “사회적으로 중요한 범죄” 혐의를 ‘적색수배’하기는커녕 부실한 조사로 덮어 버렸다. 2018년부터 시작된 과거사 재조사조차도 용두사미로 끝나버렸다. 대통령의 엄정조사 지시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과거사조사위원회의 심의결과가 보여주는 대한민국 수사기관(검경)의 적나라한 실태가 이것이다. 그런데 대한민국 경찰은 과거사조사위원회 심의결과가 발표된 지 경우 반 년 만에, 마치 심기일전(心機一轉)이라도 한 듯이, 바로 그 “사회적으로 중요한 범죄”에 대해 증언한 증언자를 도리어 “사회적으로 중요한 범죄”의 혐의자로 적색수배 요청하고 ‘엄정수사’를 다짐하고 있다. 가해자가 처벌되지 않으면 피해자가 2차, 3차, n차 가해에 노출된다는 것을 이보다 여실하게 보여줄 수 있을까? 

도대체 증언자 윤지오에게 씌워진 ‘사회적으로 중요한 범죄’ 혐의들이 무엇인가? 경찰에 따르면 그것은 ‘사기와 명예훼손’이다. “명예훼손과 사기 혐의 모두 인터폴 자체의 적색수배 요건인 2년 이상 징역에 포함되는 범죄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윤지오에게 씌워진 사기와 명예훼손 혐의가 구체적으로 어떤 행동을 가리키는가? 그리고 그 행동의 범죄화를 통해 사법권력이 사람들에게 던지고자하는 메시지는 무엇인가?

첫째 사기 혐의에 대해 생각해 보자. “당신은 증언하는 동안에 혹은 그 이후에 신변위협이 있었다고 말했고 당신의 지지자들로부터 경호비와 비영리단체 지상의 빛 후원금으로 1억 3천여 만 원의 돈을 모금했다.”가 그 혐의의 지시내용이다. 이것이 범죄혐의라는 주장은 무엇을 함시하는가? 당신이 증언자라면, 기자가 당신의  소재지를 추적하며 가해자 입장에서의 질문을 퍼붓더라도, 의문의 교통사고를 당하더라도, 그런 것을 대중 앞에서 발설하면 안 된다. 국가가 당신을 증언자로 불렀더라도 증언자를 보호해 달라고 국가에 요구해서도 안 된다. 증언자에게 닥쳐오는 신변위협과 고통을 달게 받아 들여라. 권력형 성폭력에 대한 증언을 지지하고 격려하며 연대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경호비를 보내겠다고 아우성을 치더라도 결코 계좌번호를 알려주어서는 안 된다. 계좌번호를 공개해서 그곳으로 후원금이 입금되면 후원자를 기망하여 재물을 편취한 죄, 즉 사기죄로 단죄될 수 있다. 혹시 그렇게 당신에 대한 연대의지를 가진 사람들에게 계좌번호를 알려주어서 증언을 위한 경호비로 사용하여 신변안전을 도모하라고 조언하는 사람이 주변에 있다면 그의 말을 의심하라. 당신을 지지한다, 돕겠다고 나서는 사람들을 믿지 마라. 증언에 대한 지지자가 당신의 적으로 돌변할 수 있다. 당신에게 경호비를 후원한 사람이 후원금반환소송을 제기하여 당신의 사기혐의를 뒷받침할 증인으로 나설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하라. 그들은 원금 외에 고리대를 요구하는 사채업자처럼 돌변할 수 있도 있다. 후원회비로 운영되는 비영리단체를 만들어 증언자를 보호하려는 노력 같은 것은 하지 말라. 증언자 피해자 목격자가 겪는 고통에 무관심하라. 그들의 어려움을 외면하라. 당신이 그들을 돕겠다고 나서면서 후원회비를 모집하게 되면 언제든지 그것이 기부금품법 위반의 대상으로 될 위험이 있다는 것을 명심하라. 무엇보다도 권력자들에 대한 증언을 하겠다고 나서지 말라. 그들이 성추행을 하건 성폭행을 하건 오직 방관하라. 그것에 대한 증언은 언제든지 ‘사회적 중요범죄’로 지목될 수 있다. 권력자들 앞에서 침묵하라. 그들에게 굴종하라. 그것이 신변위협을 받지 않고 당신의 안전을 도모하는 길이며 적색수배를 피할 수 있는 길이다.

둘째 명예훼손 혐의에 대해 생각해 보자. 당신은 김수민 작가를 ‘이수역 사건 2차 가해자’라고 말하여 그의 명예를 훼손했다. 그것이 사실일지라도 대한민국에서는 인물을 특정하여 제3자가 들을 수 있는 공연성의 환경에서 그를 비난하면 명예훼손이 된다. 하지만 이것은 우리 사회에 너무나 흔한 사건으로서 ‘사회적 중요범죄’로 보기는 어렵다. 중요한 것은 당신이 ‘구준표와 이름이 같은 정치인’을 장자연 리스트에서 보았다고 말한 것이다. 당신이 과거사진상조사단에서 증언한 후 홍준표 의원은 과거사진상조사단의 검사로부터 장자연 리스트에 이름이 있었다는 진술이 있으니 조사를 받으러 나오라는 연락을 받았다고 한다. 그는 즉각 당신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했다. 홍준표 의원은 사회적으로 중요한 인물이고 그가 당신을 범죄 혐의로 고발했다는 것은 당신이 ‘사회적으로 중요한 범죄’ 혐의가 있음을 보여준다. 당신이 설령 장자연 리스트에서 ‘홍준표’라는 이름을 보았다 하더라도 그것을 과거사진상조사단에서 말해서는 안 되었다. 그 이름을 우회적 방법으로라도 시민단체에서 말해서는 안 되었다. 권력자들은 그것을 자신에 대한 명예훼손으로 받아들이며 사법적 보복을 하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에서는 ‘사실’을 있는 그대로 말해도 범죄가 될 수 있다. 권력자들의 탈법이나 부패에 대한 증언은 언제든지 명예훼손이나 무고로 단죄될 수 있음을 명심하라. 침묵하라, 침묵하라, 침묵하라! 

이렇게 ‘사회적 중요범죄’로 규정된 두 가지 혐의는 가해권력자들의 불의에 대해 증언을 하지 않도록, 침묵하도록 만드는 효과를 가져 온다. 가해권력자들에 대한 증언이 명예훼손죄로 제소될 수 있으며 후원금 모금을 통해 가해권력자들의 보복으로부터 증언자의 신체를 방어하기 위한 노력은 사기죄로 제소될 수 있기 때문이다. 사회적 정의 실현의 노력이 사법에 의해 부정의로, 범죄로 정죄될 수 있기 때문이다. 변호사, 기자, 작가와 같은 전문가들, 신문사, 방송사, 통신사 같은 언론사들, SNS 계정주 같은 시민사회 행위자들만이 아니라 경찰, 검찰, 법원, 정당, 그리고 국회의원 같은 국가권력의 기구들이 가해권력자들이 필요로 하는 것, 즉 ‘증언자의 범죄화’를 위한 총력전을 전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의미맥락에서 보면 “경찰청 자체 기준에 비춰 봐도 윤씨 사건이 사회적 파장이 크고, 수사 요구가 높은 사안인 만큼 중요사범으로 볼 수 있다”는 경찰관계자의 설명은 증언자의 고립과 범죄화를 위해 가해권력이 주도하는 이러한 전 사회적 총력전의 하나의 전술단위처럼 들린다. 왜 이렇게 들리는 것일까? 

촛불시민들은 윤지오가 증언한 권력형 성폭력 범죄 혐의를 사회적 파장이 큰 사건으로 보고 그것에 대한 수사와 재수사 요구를 높이 제기했다. 그런데 경찰은 지난 10년간 이 요구와 정반대의 방향으로 행동했다. 그 결과가 2009년 KBS의 장자연 문건 보도 이후의 수사에서 성범죄를 비롯한 다양한 범죄 혐의의 대상으로 떠올랐던 가해권력자들이 무혐의 처분된 것이고 2018년에 재개된 과거사 재조사가 혐의자들에 대한 재수사로 연결되지 않게 된 것이다. 촛불시민의 요구와 정반대되는 방향에서 가해권력자들은 윤지오가 행한 증언 자체와 그에 따른 부대 행위들(후원금, 숙소제공 등)을 ‘사회적 파장이 큰’ 범죄 혐의로 정죄하면서 지난 수 개월간 그에 대한 수사 요구를 ‘높이’ 제기해 왔다. 그 결과가 윤지오에게 열 가지 이상의 고소고발장이 날아든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앞서 언급한 경찰관계자는 정확히 가해권력자들과 동일한 입장과 방향에서 윤지오의 증언행위를 바라보면서 그것을 범죄화하라는 가해권력자들의 시각과 요구를 고스란히 ‘경찰청 자체’의 시각과 요구로 대변하고 있다. 요컨대 경찰 관계자가 말하는 범죄 혐의의 ‘사회적 중요성’ 평가가 촛불시민의 입장에서가 아니라 가해권력자들의 입장에서 내려지고 있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탈진실 시대 진실의 운명: 범죄로 되는 증언, 수배자가 되는 증언자(2)

“사회적으로 중요한 범죄”라는 규율장치의 등장과 경찰의 범주 혼동

11월 6일 적색수배 조치가 내려진 후 있었던 여성단체의 항의에 대해서는 앞에서 말했다. 윤지오에게 씌워진 혐의는 인터폴 적색수배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는 주장이었다. 윤지오도 이에 대해 인터폴 적색수배는 강력범죄자로 5억원 이상의 경제사범, 살인자, 강간범 등에 대해서 내려지는 것인데 이러한 적색수배를 자기한테 내린 것은 불법적인 것이며 자신은 이런 경우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주장했고 더불어서 적색수배까지 내리면서 자신을 송환받으려 하는 것이 ‘공익제보자 보호법’과 헌법상 ‘무죄추정의 원칙’에 위배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런 항의에 대해 경찰이 언론 앞에 내놓은 대답은 이러하다.

윤씨는 캐나다에 거주해 수사공조가 필요하고, 명예훼손과 사기 혐의 모두 인터폴 자체의 적색수배 요건인 2년 이상 징역에 포함되는 범죄에 해당한다는 겁니다. 경찰 관계자는 또 “경찰청 자체 기준에 비춰봐도 윤씨 사건이 사회적 파장이 크고, 수사 요구가 높은 사안인 만큼 중요사범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명예훼손과 사기 혐의가 적색수배 요건인 2년 이상 징역에 포함되므로 윤지오가 적색수배 대상이라면 적색수배라는 말은 아무런 의미도 없는 말이나 마찬가지다. 우선 명예훼손은 오늘날 가장 대중적인 범죄로서 일상에서 누구나가 언제든지 그 범죄 혐의를 뒤집어 쓸 수 있는 현실이기 때문이다. 특히 인터넷 시대에 명예훼손 혐의는 감기 바이러스처럼 우리 모두의 주변에 산포되어 있다. 사기는 어떨까? 윤지오에게 씌워진 사기혐의는 최대 1억 3천 만원을 넘지 않는다. 이것이 적색수배 대상이라면 50억원 이상의 다액경제사범을 대상으로 한다는 규정은 왜 넣어 두었는가? 이런 식의 답변은 경찰과 인터폴이 적색수배 제도를 통해 시민과 대중 일반을 잠재적인 강력범죄자로 사고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 외에 다른 것이 아니다.

이런 점을 감안하면 오히려 눈길을 끄는 답변은 후자, 즉 “사회적 파장이 크고, 수사 요구가 높은 사안인 만큼 중요사범으로 볼 수 있다”는 답변이다. 이것은 인터폴 적색수배의 또 다른 사유에 “수사관서에서 특별히 적색수배를 요청하는 사회적으로 중요한 사범”이 포함되어 있음을 근거로 한다. 이호영 변호사도 “흔히 적색수배라고 하는 것은 사형, 무기 등 중범죄자 그리고 폭력조직의 중간보스 이상의 어떤 조직폭력 사범 그리고 특정 금액 이상의 고액 경제범죄 이런 것들에 대해서 발령될 수 있는 것”이기 때문에 “윤씨의 그런 말은 일정부분은 완전히 틀린 말은 아니에요.”라고 말하면서도 이렇게 해석한다.

그런데 또 하나 사유가 뭐가 있냐면 기타 수사 관서에서 특별히 적색수배를 요청하는 사안 이것도 적색수배는 가능하거든요. 그래서 아무래도 우리 사법경찰 기관에서 윤지오씨가 가지는 그러한 사회적인 파장이 되게 크기 때문에 윤지오씨에 대한 수사를 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인 건 맞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적색수배를 요청을 했고 그에 따라서 적색수배가 내려진 상황이어서 윤지오씨가 다소 억울하다고 얘기하고 있긴 하지만 적색수배 자체가 불법적이거나 이렇게 보긴 어려울 것 같습니다.

경찰의 답변과 이호영 변호사의 해설을 통해 우리는, 윤지오 증언자가 일반적인 적색수배 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경찰이 “특별히” 윤지오 증언자를 적색수배 요청했으리라고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그 “특별”한 요청에 따르는 판단은 윤지오 증언자를 “사회적 파장이 크고, 수사 요구가 높은 중요사범”이라고 본 것이다. 나는 여기서 경찰이 오히려 ‘중대한’ 범주 혼동, 범주 착오를 범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증언과 범죄를 혼동하는 것이다. 윤지오 증언자의 증언이 사회적 파장이 컸다는 것은 분명하다. 우리 사회의 재계 언론계 연예계 정치계 법조계를 망라한 모든 권력층의 부패와 성폭력 관행에 대한 기록인 장자연 문건과 리스트에 대한 증언이었기 때문이다. 이 증언이 가지고 온 사회적 파장은 분명히 컸고 증언이 지목하는 권력자들에 대한 “수사 요구가 높”았던 것도 사실이다. 

그런데 주지하다시피 증언이 지목하는 가해 혐의자들에 대한 수사는 이 큰 사회적 ‘파장’이나 높은 ‘수사요구’에도 불구하고 전혀 이루어지지 않았다. 심지어 윤지오 증언자의 증언으로 기소된 사람조차 1심에서 무죄 처분되었다. 경찰은 돌연 여기서 ‘수사 요구’를 가해 혐의자가 아니라 증언자에게로 돌린다. 윤지오의 “증언”이 “사회적 파장이 크고” 증언이 지목하는 “가해 혐의자”에 대한 “수사 요구가 높았다”는 사실을, 경찰은 윤지오의 “범죄”가 “사회적 파장이 크고” “윤지오”의 범죄혐의에 대한 “수사 요구가 높다”는 생각으로 바꿔치기 한다. 증언과 범죄, 증언자와 가해자를를 순식간에 대치하는 이 마술을 통해 적색수배를 정당화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과연 윤지오 증언자의 “범죄혐의”가 실제로 사회적 파장이 크고 수사요구가 높은 혐의인가? 보복우려가 높은 증언을 한 증언자에게 뜻있는 사람들이 경호비 후원을 해 준 것이 정말로 사회적 파장이 크고 수사요구가 높은 “사회적으로 중요한 범죄혐의”에 해당하는가? 증언자 목격자 피해자 보호를 위해 만든 비영리단체에 뜻있는 후원자들이 후원금을 보내 준 것이 정말로 사회적 파장이 크고 수사 요구가 높은 “사회적으로 중요한 범죄혐의”에 해당하는가? 카톡 친구였던 김수민 작가가  윤지오를 “고인을 이용한 사기꾼”이라고 말하고 윤지오 증언자가 김수민 작가를 “이수역 사건 2차 가해자”로 말하면서 쌍방간 명예훼손으로 제소된 혐의들이 사회적 파장이 크고 수사요구가 높은 “사회적으로 중요한 범죄혐의”에 해당하는가?

상식적으로는 결코 “그렇다”고 답할 수 없을 이 질문들에 경찰이 “그렇다”고 답하고 또 그에 따라 인터폴에 적색수배를 “특별히”(상식에 비추어서는 ‘과잉되게’) 요청하는 행동을 한 이유가 무엇일까? 이에 답하기 위해서는 “사회적으로 중요한 범죄혐의”가 무엇을 의미하는지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탈진실 시대 진실의 운명: 범죄로 되는 증언, 수배자가 되는 증언자(1)

객관진실, 탈진실, 공통진실

‘거짓과 혐오는 어떻게 일상이 되었나’라는 부제를 달고 있는 미치코 가쿠타니의 얇은 책 <진실 따위는 중요하지 않다>는 진실이 무의미해지는 현실을 개탄하면서 진실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책이다. 원제는 The Death of Truth: Falsehood in the age of Trump인데, 한국어 번역본에 저자의 집필의도를 잘못 전달할 수 있는 제목이 달린 것으로 보인다. 해제를 쓴 정희진 연구자의 생각과 유사하게 나는 근대적 객관진실에 대한 강한 애착과 애도를 표현하는 저자의 심경에 동의하기 어렵지만 ‘진실’이 중요하다는 저자의 생각에는 동의한다. 객관진실에 대한 비판이 곧장 진실혐오로 나아가서는 안 되며 객관진실과는 다른 새로운 유형의 진실에 대한 탐구가 필요하다는 의미에서다. 객관진실도 탈진실도 아닌 그 새로운 유형의 진실을 나는 스피노자의 공통관념(common notion)을 응용하여 공통진실(common truth)이라고 불러보고 싶다.

그런데 돌아보면 현실에서는 진실에 대한 무관심, 진실에 대한 혐오, 진실에 대한 적대가 이미 일상화되고 널리 대중화되었다. 2019년 4월말 이후 윤지오의 증언에 대한 대한민국의 반응양식이 그것을 뚜렷이 보여준다. 언론과 SNS가 증언자의 사적 생활에 의심의 초점을 맞추기 시작한 후부터 ‘증언’은 관심 밖으로 밀려났다. 증언이 진실을 밝히는 말인 한에서 증언에 대한 무관심은 진실에 대한 무관심을 나타낸다. 장자연의 고발문건에 이름이 등장했고 그래서인지 이 무관심의 공간을 조성하는 데 남다른 역할을 한 조선일보는 이후 그 공간에 윤지오의 증언이 ‘거짓’이라는 깃발을 꽂았다. 증언을 거짓으로 만들어 그것을 혐오의 대상으로 만들고 증언자에 대한 적대를 불러오는 방법이다. 

적색수배의 배경맥락들

마침내 2019년 11월 6일 인터폴은 증언자 윤지오에게 수배단계 중 가장 강력한 조치인 적색수배조치를 내렸다. 이름도 으스스하지만 살인자, 강도, 강간 등의 강력범죄 관련 사범이나 폭력조직 중간보스 이상 조직폭력 사범, 50억원 이상 경제사범을 대상으로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었던 터에 이 조치는 많은 사람들에게 놀라움과 분노를 일으킨 조치이다. 여성단체들은 이러한 납득할 수 없는 조치에 대한 항의로 민갑룡 경찰청장의 사직을 요구했다. 문재인 정부 하에서 경찰청장으로 내정되고(2018년 6월 15일) 취임한(7월 24일) 민갑룡 경찰청장이 윤지오에 대한 체포영장 청구를 강행하고 적색수배를 인터폴에 요청하는 결정을 내린 것을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은 민갑룡 청장이 2019년 5월에 청룡봉사상을 강행하기로 결정했다는 사실이다. 

청룡봉사상 폐지 여론이 높아진 것은  CBS 보도로 ‘장자연 사건’의 의혹 당사자인 조선일보와 이 사건 수사 당사자인 경찰 간의 수상한 연결고리가 드러난 이후다. ‘장자연 수사’에 관여한 것으로 파악된 경찰관이 그해에 조선일보로부터 청룡봉사상을 받아 특진을 한 것으로 드러났던 것이다. 유착이 분명하게 의심되는 이러한 대목 외에 특진후보 경찰관들에 대한 세평과 감찰내용이 조선일보 측에 제공되어 경찰이 조선일보의 영향력에 종속되었다는 비판도 잇따랐다. 이러한 비판에도 불구하고 민갑룡 경찰청장은 청룡봉사상을 존치시키고 조선일보가 최종심사를 진행하며 수상자를 1계급 특진시키는 방식의 기존 청룡봉사상 제도를 강행하기로 결정해 진실과 정의를 갈구하는 사람들을 실망시킨 바 있다.

    이러한 이력을 가진 경찰청장이 적색수배를 요청했다고 해도 국제기구인 인터폴이라면 국내정치에서 독립적으로 사고하여 그것을 기각할 수 있지 않았을까? 그런데 보통 일주일에서 두 달까지 걸린다고 하는 인터폴 심사는 불과 사흘 만에 끝나고 인터폴은 참으로 신속하게 윤지오에게 적색수배령을 내렸다. 이 상식을 초과하는 신속한 조치는 어떻게 가능했던 것일까? 이와 관련해 2019년 11월 11일 여성조선은 다음과 같은 의미심장한 기사를 내보냈다.

현재 인터폴(ICPO, 국제형사경찰기구) 수장은  제30대 경기지방경찰청 청장을 지낸 김종양 총재다. 한국인 대상의 인터폴 공조가 어느 때보다 수월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캐나다 법무부 관계자는 이날 한 매체의 이메일 질의에 보낸 회신서에서 “캐나다 정부는 지난 1995년 이래 한국 정부와 범죄인 인도협약을 맺고 있다. 윤지오 사건만이 아니고, 전반적인 사건들을 인도협약에 따라 처리하고 있다”고 답했다.

국제기구지만 총재가 한국인인 것이다. 김종양 인터폴 총재는 인터폴 역사상 최초의 한국인 총재며 중국 출신의 멍홍웨이 전임 총재가 비리혐의로 구속된 후 약 한 달 반 가량 권한대행을 하다가 약 1년 전인 2018년 11월 21일 인터폴 총회에서 인터폴 총재로 선임되었다. 이때 경쟁후보가 러시아내무부 출신의 알렉산드르 프로콥추크였는데 김종양이 다수 득표를 한 것은 “러시아 정부가 인터폴을 통해 자국 출신의 야권 지도자, 반체제 인사들에 대한 적색 수배 명령을 내릴 것을 우려한 서방권 국가들의 높은 지지를 받은 것”이 배경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러한 분석은 인터폴이 정치적 중립을 선언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실제적으로는 국제정치에 이용되고 있는 정치기구임을 시사한다.

김종양 총재는 어떤 사람일까? 여성조선이 쓰고 있는 것처럼 그는 2009년에 장자연 사건의 담당청이었던 경기지방경찰청의 청장을 역임(2014년)한 바 있다. 또 그는 2018년 인터폴 부총재를 맡고 있던 당시 창원시장 선거에 출마 선언을 한 바 있는데 자유한국당 소속이었다. 이러한 배경 위에서 우리는 살인, 강도, 강간, 다액경제사범 어디에도 해당되지 않는 윤지오에 씌워진 혐의만으로 인터폴 적색수배라는 과잉대응을 연출한 정치적 네트워크를 짐작할 수 있다. 그 네트워크는 조선일보-경찰/검찰-자유한국당-인터폴을 잇는 네트워크로 추정된다.

인터폴은 윤지오에 대한 적색수배 조치를 즉각 철회하라!

지난 수개월 동안 장자연 사건과 윤지오 님을 둘러싼 사회적 논란을 연구하다가 윤지오 님의 증언이 진실하다는 확신을 갖게 되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증언자에 대한 공격으로 인해 윤지오 님의 증언 신빙성이 훼손되는 것을 보고 부당함을 느끼고 있던 중 오늘 아침 인터폴이 윤지오 님을 적색수배했다는 소식을 듣게 되었습니다. 상식을 벗어나는 놀라운 일들이 하루가 멀다 하고 벌어지는 대한민국이지만, 한국 경찰의 인터폴 적색수배 신청을 윤지오 님이 한국으로 들어오도록 압박하기 위한 절차로만 생각하고 있었던 사람으로서 충격적인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1. 고 장자연

2009년 3월 7일 신인배우 장자연 님이 주검으로 발견되었습니다. 

장자연 님은 자신은 힘센 사람들로 인해 큰 고통을 겪고 있는데 자신은 힘이 없고 이 고통에서 벗어나고 싶다는 내용의 애절한 문건과 재계 정계 언론계 문화계 권력자들의 이름이 담긴 리스트를 남기고 죽었습니다.

그 문건에는 자신을 협박하고 폭행한 사람들, 술접대를 강요한 사람들, 성상납을 강요한 사람들의 이름이 적혀 있었습니다. 

경찰은 이 죽음을 단순변사로 처리했습니다.

경찰은 KBS에서 문건을 입수하여 보도한 이후에야 여론에 떠밀려 재수사에 착수했습니다.

재수사에 착수한 후에도 경찰은 권력자들에게 초점을 맞춰 수사하기는커녕 장자연 님이 허위로 문건을 작성하여 소속사를 옮겨 돈을 벌려고 했다는 시각에서 수사를 진행했습니다.

문건에 등장하는 조선일보는 갖은 방법으로 수사를 방해했고 경찰은 방상훈 사장을 황제를 대하듯 형식적으로만 수사했습니다.

결국 검찰은 권력자들은 단 한 사람도 기소하지 않았습니다. 

장자연 님이 왜 죽게 되었는지, 어떻게 죽었는지 아무 것도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국민들은, 어떻게 해야 장자연 님과 같은 억울한 죽음이 되풀이 되지 않을지 전혀 알 수 없게 되었습니다.

2. 증언

윤지오 님은 장자연 님의 후배이고 동료배우입니다.

윤지오 님은 소속사 더콘텐츠에서 장자연 님과 함께 활동했고 권력자들을 접대하는 술자리에 장자연 님과 수 십 차례 동행했기 때문에 누구보다 장자연 님에 대해서 잘 알고 있습니다.

또 윤지오 님은 유가족보다 먼저 봉은사에서 장자연 님이 남긴 문건과 리스트를 읽었습니다.

봉은사에서 태워진 리스트는 KBS에 입수되지 않았습니다.

유가족분들이나 유장호 대표도 편지글 형식의 장자연 리스트의 존재를 증언했지만 윤지오 님은 그 장자연 리스트의 내용에 대해 두려움을 무릅쓰고 적극적으로 증언하고자 하는 유일한 증인입니다.

윤지오 님은 2018년까지 13번에 걸쳐 이에 대해 증언했습니다.

그리고 대한민국 국가기관인 과거사조사위원회가 불러서 캐나다에서 한국으로 와서 또 세 차례 증언했습니다. 

윤지오 님이 무엇을 증언했던가요?

(1)윤지오 님은 소속사 대표가 연예 노동자들을 부당한 방식으로 착취했다고 말했습니다.

(2)윤지오 님은 조선일보 기자가 배우의 술 접대를 받고 심지어 그 배우를 성추행했다고 말했습니다.

(3)윤지오 님은 연예계, 언론계, 정치계, 재계, 법조계의 권력자들의 이름이 장자연 님이 남긴 리스트에 적혀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4) 윤지오 님은 그 리스트의 이름들 중에 기억이 나는 사람들도 있는데 방 씨 성의 세 사람과 이름이 특이한 국회의원의 이름도 기억난다고 했습니다.

(5)윤지오 님은 장자연 님이 술 반잔도 채 마시지 않은 상태에서 온몸에 힘이 풀리고 동공에 초점이 없는 모습을 본 기억이 있다고 했습니다.이후에 캐나다에서 마약에 취한 사람들의 모습을 보고 생각하게 된 것이지만 이것이 누군가가 몰래 마약을 넣은 술을 먹고 그것에 취하게 된 모습이 아닌지 의문이 든다고 증언했습니다.

(6)윤지오 님은 장자연 님이 죽은 직후 봉은사와 유장호 대표가 입원한 병원에서 국정원 직원과 만났고 이후에 통화도 했다고 말했습니다.

윤지오 님의 증언은 이렇게 소속사 대표 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 권력층의 관련자들에게 민감한 사안들입니다. 그들의 부패와 탈법 그리고 무엇보다도 권력형 성폭력을 증언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원경환 서울지방경찰청장도 청와대 국민청원에 대한 답변에서 인정한 것처럼 이 증언은 “보복이 우려되는 중요범죄에 대한 신고”입니다.

3. 마녀사냥

그 우려는 현실이 되었습니다.

증언을 시작하기 전부터 윤지오 님에게는 인스타그램 DM으로 ‘공항에 도착하면 칼로 찌르겠다’거나 ‘손톱을 드릴로 뚫고 싶다’는 식의 끔찍한 문구들이 날아 들었습니다.

증언 중인 4월 7일에 뉴시스는

(1) 윤지오는 장자연과 친하지 않았다 

(2) 윤지오는 고비용의 과도한 경찰보호를 받으며 생활 중이다 

(3) 윤지오는 옛날부터 유명해지는 것이 꿈이었는데 이제 장자연을 이용하여 팔로워 76만 명이 넘는 SNS 스타가 됐다 

(4) 윤지오는 장자연을 이용하여 후원계좌를 열어 돈을 벌고 있다 

(5) 윤지오는 거짓 증언을 했으며 그의 진술은 신빙성이 없다.

는 내용의 기사를 실었고 이것은 이후 윤지오 님에 대한 음해와 마녀사냥의 기본 프레임이 되었습니다.

증언을 끝마친 4월 16일에 김수민 작가가 뉴시스와 거의 동일한 시각으로 윤지오 님을 고발하는 글을 올렸습니다.

그로부터 얼마 뒤인 4월 26일에는 “장자연 리스트는 없었다”는 김대오 기자의 주장을 근거로 박훈 변호사가 윤지오 님의 증언이 거짓이고 사기라며 경찰에 고발했습니다.

그런데 김대오 기자는 10년 전에 “자신은 장자연 문건의 [널리 알려진] 단 한 구절 외에는 본 적이 없고 그 문건의 내용은 KBS 보도를 보고 대강 알게 되었다”고 수사기관과 법정에서 진술한 사람입니다. “장자연 리스트가 없었다”는 근거는 리스트가 있었는지 없는지를 알 수 없는 사람의 말이었던 것입니다. 

4. 여론폭탄

윤지오 님이 캐나다로 귀국한 후 더 많은 고발이 이어졌습니다. 

고발고소는 지금까지 열한 건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것들은 특히 증언자 윤지오를 사기꾼으로 만들어 내는 데 집중하고 있습니다. 

거짓 증언을 하여 신변위협을 꾸며내고 후원금을 받았다는 것입니다. 

신한은행 후원금은 윤지오 님이 권력형 성폭력에 대한 증언을 하였기 때문에 그에 대한 보복으로 겪을 수 있는 신변위협을 염려하여 뜻있는 국민들이 자발적으로 후원한 것이었습니다. 

국민은행 후원금은 비영리단체 <지상의빛>을 통해 “5대 강력범죄 외의 피해자, 목격자, 증언자들의 안전과 생활을 보호하라”고 국민 여러분들이 자발적으로 후원해 준 것이었습니다.

윤지오 님은 통장 공개를 통해 후원금을 사적으로 사용한 바가 없음을 밝혔습니다.

그런데도 윤지오 님을 사기꾼으로 만드는 마녀사냥 담론은 시민사회-언론-국가기관을 순환하면서 단단한 여론으로 굳어졌습니다.

이것은 윤지오 님만이 아니라 후원한 수 천 명의 사람들을 모욕하는 것입니다.

스스로의 판단과 결의에 따라 증언자를 보호하기 위해 후원을 한 사람들을 “심각한 착오에 빠져 기망당한 사람”으로 비난하는 것입니다.

먼저 그것은 뉴시스와 같은 언론사의 보도에서 시작되어 변호사의 고발로 이어지고 다시 SNS의 계정의 피드와 악성댓글 속에서 재생산되었습니다.

윤지오 님에 대한 이러한 비난과 음해는 다시 역으로 SNS 피드에서 출발하여 지식인들의 칼럼으로 되고 조선일보의 기사, SBS의 방송프로그램으로 증폭되었습니다.

마침내 이것은 경찰의 수사문건 속으로 흘러들어가 마치 증거자료인 것처럼 이용되고 있습니다. 

이것은 증언자를 파괴하는 집단적으로 조작된 여론폭탄입니다. 이것은 힘없는 한 사람의 인격을 파탄내는 여론 집속탄에 다름 아닙니다. 장자연 님을 죽음으로 몰아넣었던 비난과 협박의 폭력보다 몇 십 배 몇 백 배 더 강한 여론폭력을 나약한 한 사람에게 퍼붓는 것입니다. 이러한 여론폭탄이 증언의 신빙성을 어떻게 떨어뜨리는지는 조희천 사건의 1심 무죄판결에서 확인되었습니다.

5. 경찰의 과잉대응

이 음해폭격으로 인해 윤지오 님은 한 인간으로서는 감당하기 어려운 큰 상처를 입었습니다. 

장자연 사건의 후유증으로 오래 전에 자살기도를 한 바 있는 윤지오 님이 다시 사법공격과 여론공격의 트라우마로 심한 공황장애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문재인 정부가 한국으로 불러온 증인이 지금 그 증언으로 인해 언제 끝날지 알 수 없는 정신과 치료를 받아야 하는 어처구니없는 상황에 놓였습니다. 

불과 몇 개월 전인 3월 말에 ‘보복 우려가 있는 범죄 신고자에 대한 미흡한 신변보호조치’에 대해 윤지오 님에게 사과한 바 있는 경찰이 이제 윤지오 님에게 두 번에 걸쳐 체포영장을 신청해 발부받아 내고 그것도 모자라 여권무효화 조치를 외교부에, 적색수배를 인터폴에 신청했습니다. 인터폴 적색수배는 “살인, 강도, 강간 등 강력범죄와 폭력조직 중간보스 이상의 조직폭력범, 5억원 이상의 경제사범 등을 대상으로 한다”고 되어 있습니다. 

윤지오 님을 대상으로 제기된 열 한 건의 소송 중 그 어느 것도 이런 강력범죄에 해당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경찰이 왜 이런 과잉대응을 하는지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상호 기자는, 윤지오 님이 지난 10년간 경찰에게 불리한 증언을 많이 했기 때문에 경찰이 이런 과잉대응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는 해석을 내놓았습니다. 경찰이 증언자에 대한 보복행동을 하고 있다는 뜻입니다.

6. 혐오게임

실제로 우리는 윤지오 님을 사기꾼으로 만들어내는 여론조작과정에서 조선일보, SBS, 뉴시스, 머니투데이 등의 언론기관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이 언론사들은 윤지오 님이 장자연 문건과 리스트에서 보았다고 한 인물, 술자리에서 윤지오 님을 만났거나 명함을 준 바 있는 인물 등이 책임 있는 위치에 있는 언론사들입니다. 

윤지오 님의 증언에 대해 보복하고자 하는 충동이나 추가 증언을 예방하고자 하는 동기를 갖고 있다고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언론들입니다.

지금 많은 언론들이 윤지오 님에 대한 이러한 보복사냥과 혐오게임을 지켜보면서 재미있는 게임을 즐기는 듯한 잔인한 기사들을 내보내고 있습니다. “윤지오, 인터폴 적색수배될까? 과연 강제송환 가능할까?” 식의 기사들이 그렇습니다. 이런 보도 태도는 국민들을 진실의 주체가 아니라 마녀사냥의 구경꾼으로 만드는 행태입니다.

7. 호소

기자 여러분께 호소합니다. 윤지오 님에 대한 세간의 음해를 받아쓰지 말고 진실을 파악해 보도해 주십시오. 근거 없는 마녀사냥에 동참하지 말아 주십시오.

경찰에 호소합니다. 윤지오 님에 대한 피의사실을 마구잡이로 공표하지 말고 증거에 따라 공정하게 조사해 주십시오. 국민의 공권력을 국민의 행복을 위해 사용해 주십시오. 

경찰은 공황장애와 정신과 치료로 고통 받고 있는 환자에게 열 시간이 넘는 비행을 해서 한국에 건너와 조사를 받아야 한다, 오지 않으면 체포영장을 발부하겠다고 협박했습니다. 

어떤 불상사가 발생할지 모르는 무리한 요구입니다. 

조사를 건강회복 이후로 미루거나 원격 화상통신조사가 가능하도록 조치해 주십시오. 

아무리 조사가 중요하다 해도 인간의 생명보다 중요할 수는 없습니다.

악성댓글이 설리를 죽게 만들었다는 각성이 전 국민적 수준에서 일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각종 고소고발과 악성댓글만으로도 윤지오 님의 삶을 파탄내기에 충분합니다. 환자에 대한 경찰의 무리한 수사방식이 이에 더해 윤지오 님을 지금 죽음으로 몰고 가고 있지는 않은지 자성해 주십시오.

윤지오 님을 강력범죄자처럼 각인시켜 사회로부터 인위적으로 고립시키려는 여권무효화 신청과 인터폴 적색수배 신청을 즉각 철회하십시오.

문재인 정부에 호소합니다. 

윤지오 님은 문재인 정부 과거사조사위원회의 청탁을 받고 한국에 와서 증언한 공익제보자입니다. 

공익신조자 보호법 제15조는 “① 누구든지 공익신고자 등에게 공익신고 등을 이유로 불이익조치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 ② 누구든지 공익신고 등을 하지 못하도록 방해하거나 공익신고자 등에게 공익신고 등을 취소하도록 강요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공익신고(증언)를 했다는 단 한 가지 이유로 윤지오 님은 너무나 큰 불이익을 겪고 있습니다. 

공익제보자에 대한 온갖 불이익 조치가 중단될 수 있도록 조처해 주십시오.

증언을 해 달라고 청탁한 후 범죄자로 만들어 사회로부터 추방하는 위선적이고 기만적인 정부로 역사에 남지 말아 주십시오.

국민이 위임한 권력을 공익제보자와 진실을 염원하는 국민들의 행복을 위해 적극적으로 사용해 주십시오.

인터폴에 호소합니다. 윤지오 님은 살인자가 아닙니다. 강도도 아닙니다. 강간범도 아닙니다. 폭력조직의 보스도 아닙니다. 5억원 이상의 경제사범도 아닙니다. 윤지오 님을 적색수배하는 것은 인터폴의 명예를 실추시키는 조치입니다. 적색수배를 즉각 해제해 주십시오.    

윤지오 님을 고소고발한 시민 여러분께 호소합니다. 제기한 고“고발을 취하해 주십시오. 

여러분들이 윤지오 님이 죄가 없다는 것을 누구보다도 더 잘 알고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힘없는 연예노동자이자 장자연 사건의 증언자인 윤지오 님을 권력투쟁의 희생물로 만들지 말아 주십시오. 

끝으로 대한민국 국민의 한 사람이자 『절대민주주의』의 지은이로서 국민 여러분께 호소합니다. 

여러 가지 동기에서 오도되고 날조된 주장들이 아니라 오로지 객관적으로 입증된 사실에 입각해서만 이 사태를 판단해 주십시오. 마녀사냥의 구경꾼으로 되는 것을 거부해 주십시오. 권력기관과 권력자들은 아래로부터 주권자 국민의 감시와 통제와 섭정이 없을 때에는 국민을 공격하는 사냥꾼으로 변하며 국민을 먹잇감으로 삼기 때문입니다.

2019년 11월 8일

조정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