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 인스타그램 영상클립 속의 어떤 ‘호모 사케르’와 법 위의 가해권력들에 대한 단상(1)

-유튜브, 인스타그램 영상 클립의 출처는 어디인가?

요점: 유튜브와 인스타그램 계정들에서 적극적으로 유통되면서 윤지오를 비난하기 위한 도구로 사용되는 영상클립들이 어디에서 나온 것인지를 묻고 그것이 가해권력자들의 수중에서 나와 조직적으로 유포되고 있을 가능성을 생각해 보는 글이다. 

언제부턴가 ‘윤지오’의 이름을 내걸고 유튜브 구독자를 호객하거나 인스타그램 팔로워를 불러들이는 사업이 일대 유행이다. 유튜브와 인스타그램이 이 사업의 주요 서식처로 되는 것은 아마도 이 플랫폼들이 다른 플랫폼들에 비해 동영상과 이미지에 강점을 보이는 것들이기 때문일 것이다. 이 플랫폼들에 또아리를 튼 사업계정들은 시선을 끌만한 동영상이나 정지영상으로 손님들을 불러모은다. 날이 갈수록 치열해지는 경쟁 속에서 이 계정들은, 손님을 더 많이 끌어올 수만 있다면, 무슨 짓이든 할 태세다. 

본론에 들어가기 전에 제기하고 싶은 한 가지 의문이 있다. 저 수많은 동영상 클립들이 어디서 나왔을까 하는 것이다. 만약 윤지오의 이름을 내건 여러 유튜브, 인스타그램 계정주들의 주장대로 그 클립들이 ‘증언자 윤지오’의 다른 정체성인 어떤 라이브방송 계정주의 방송영상에서부터의 클립이라면 그 클립들의 출처 문제는 참으로 신묘해진다. 라이브방송 계정주 본인도 갖고 있지 않다고 하고 그 플랫폼인 아프리카 방송도 갖고 있지 않다고 하는 그 방송화면들이 어디에 채록, 저장되어 있다가 누구의 손에 의해 지금 무더기로 쏟아져 나와 계정주의 동의도 없이 인터넷에 이토록 광범위하게 불법적으로 유통되는가 하는 문제가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고 대두되기 때문이다.  

이것은 지난 10년 동안 누군가 혹은 어떤 기관인가가 개인의 라이브 방송을 녹화하여 보존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는 것인데 대한민국의 그 수많은 라이브방송 모두를 녹화하여 보존한다는 것은 상식적으로는 이해되지 않기 때문에 특정한 표적을 정하고 필요에 따라 녹화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누가 어떤 목적으로 그 일을 그토록 끈질기게 해 왔던 것일까?

만약 특정한 개인이 이 일을 행했다면 아마도 그는 영상 클립속 그 인물의 (아마도 외면당했을) 열렬한 스토커였었다고 가정해야 할 것이다. 이 정도로 열성적인 스토커라면 지난 10년 동안에 충분히 노출되고 또 스캔들로 이어졌을 가능성이 있는데 그렇지 않았던 것을 보면 이 가정은 좀 비현실적이다.

오히려 개인보다는 규모가 큰 기관이 상시적으로 ‘증언자 윤지오’를 표적 삼아 그의 라이브방송을 기록하고 보존해 왔다고 가정하는 편이 그보다는 훨씬 더 합리적일 것으로 보인다. 내가 읽은 언론자료 중에 전직 국정원 직원의 이런 증언이 있다. 장자연 사후 정확히 한 달 만에 나온 <일요신문>과의 구술인터뷰에서 전직 국정원 직원이 한 말들이다.

“구 정권 당시 국정원에서 근무했던 인사들의 말을 들어보면 국가도 연예인 성접대의 그물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한발 더 나아가 국가가 연예인을 통한 성접대를 암암리에 이용한 정황이 곳곳에서 드러난다. 다음은 전직 국정원 인사들의 증언을 모아 일문일답형식으로 정리한 것이다. 

▲ 여자 연예인의 성접대가 사회적으로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 이것은 비단 어제오늘 이야기가 아니다. 하지만 연예계 성접대 비리는 언제나 고위층과 연결돼 있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까지 수사가 한 번도 제대로 이뤄질 수 없었다. 이번 정권에선 아직 성접대를 활용하지 않았기 때문에 지난 정권들에 비해 다소 자유롭겠지만 그래도 현직 권력자들 중 일부가 포식자이기 때문에 수사는 쉽지 않을 것이다. 

▲ 국정원에서 연예인 성접대에 대해 알고 있는 바가 있나.

– 당연히 있다. 정치인이나 기업인 누가 어떤 여자 연예인과 잠자리를 했고 그들이 즐겨 찾는 연예인이 누구인지까지 파악하고 있다. 이번 장자연 리스트가 터지기 전 KBS에서 이 문건을 입수한 상태라는 것도 이미 국정원은 파악하고 있었다. 리스트 속의 인물까지 파악했는진 모르겠다. 국정원은 과거 국빈들이 방한했을 때 그들에게 성접대하는 일도 했다. 물론 비공식적으로 그런 일을 했다. 군사정권 때만 그런 일이 일어났을 것이라는 것은 착각이다.”

(2009년 4월 7일, <일요신문>, http://www.ilyoseoul.co.kr/news/articleView.html?idxno=10626)

국정원이 이렇게 정치인 기업인 연예인의 동태를 샅샅이 파악하고 있었다면 장자연 사건의 증언자인 윤지오의 동태를 살피는 것은 이런 정보기관들의 중요한 과제 중의 하나일 수 있었으리라고 추론하는 것이 결코 지나친 것은 아닐 것이다. 물론 국정원에 버금가는 정보력을 가진 언론사나 기업체에서 자신들의 이익을 지키기 위해 그러한 표적 채록을 수행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렇다면 지금 유튜브와 인스타그램을 통해 유통되는 영상클립들은 개개 계정주들의 정보입수 창구가 어떠하든 간에, 가해권력과 연관된 어떤 기관에서 유출되는 것이라고 추론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러한 유출의 목적이 증언자 윤지오를 매장하여 증언의 신빙도를 떨어뜨리고 추가 증언을 불가능하게 만드는 데 있을 것이라는 것은 현재의 상황과 상식에 비추어 자연스런 추론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향후 수 년 간 지속 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사법투쟁 과정에서 이 영상클립들의 출처에 대한 수사는 불가피할 것이고 또 개별 계정들이 이 영상클립들을 어디서 확보했는지에 대한 수사 역시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런 추정을 기초로 나는 얼핏보면 경쟁적으로 보이는 저 유튜브, 인스타그램 계정들의 분산된 사업들이 실제로는 가해권력을 수호하고 또 가해권력자들이 정권을 차지하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한 조직적 정치사업의 일환일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한다. 이 글을 작성 하던 중에 읽게 된 기사에서, 이 클립들을 근거로 A씨가 윤지오 씨를 통신매체이용음란죄로 고소했다고 하는데, 이 A 씨의 행동도 역시 이 조직적 정치사업의 일환일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통신매체를 이용한 음란죄를 저지르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것은 유튜브와 인스타그램에서 조직적으로 영상클립을 유통시키고 있는 저 계정주들인데 윤지오 씨에 대한 처벌을 요구하며 엄정한(?) 고소행동에 나선 A씨가 편파적이게도 이들의 범죄적 행동에 대해서는 눈을 감아 주고 있는 것을 보아 서로 한 패라고 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물론 그렇지 않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으므로 만약 A씨가 이 글을 읽고 저 계정주들을 동등하게 고소한다면 나는 이 견해를 공개적으로 취소할 의사가 있다. 그렇게 하지 않는다면 나는 나의 견해가 거의 확실한 것으로 더 굳게 믿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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