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의 정치-이미지

자유한국당의 정치-이미지

이명박의 구속에 대한 정진석의 발언은 자유한국당의 정치-이미지가 무엇인지를 가늠할 수 있게 한다. 그는 “1. 조선시대의 사화도 이렇지 않았다. 2. 역사는 반복된다. 다음은 너희들 차례다”라고 말한다.

이것은 자유한국당이 수 백 년 전 봉건 전제군주시대의 정치-이미지 속에서 움직이고 있음을 보여준다. 박근혜의 구속은 2016년 촛불의 직접적 여파이며, 이명박의 구속은 2008년 촛불의 오래 지속되는 여파이다. 국민과 다중의 촛불행동(아래로부터의 정치)을 삭제함으로써 그는 두 전직 대통령의 구속에 ‘사화’의 이미지(위로부터의 정치)를 부여한다. 역사는 5백여년 전으로 퇴행하며, 그것도 물구나무선 채로 퇴행한다. 사화는 사림파가 훈구파에 의해 공격당한 사건인데, 만약 비교를 한다면 자유한국당과 박근혜, 이명박은 공격한 훈구파에 가깝지 피해자인 사림파와 가깝지는 않기 때문이다.

이 임의적인 역사적 퇴행은 ‘역사는 반복된다’는 관점에 의해 뒷받침된다. 다음에는 자신들이 문재인과 민주당을 공격할 차례라는 생각이 여기서 따라나온다. 그런데 정진석에게는 불행하게도, 역사는 반복되지 않는다. 역사는 반복 속에서 생성되는 변이이다. 반복되는 것은 역사의 본질이 아니라 피질(皮質)이다. 수구 보수주의 정당은 이승만의 망명(자유당), 박정희의 피살(공화당), 전두환, 노태우의 구속(민주정의당), 이명박(한나라당)과 박근혜(새누리당)의 구속이 보여주듯이 범죄로 얼룩진 역사를 갖고 있다. 반복된 것은 범죄였다. 하지만 그 속에서도 변이는 있다. 피/돈의 범죄가 돈/돈의 범죄로 변이한 것이다. 자유한국당에 다시 기회(‘다음 차례’)가 주어질까? 만약 그렇게 된다면 그것은 또 다른 범죄의 정치일 것이다. 하지만, 미투와 위드유, 3.31뛰뛰빵빵 택시 희망버스, 평화촛불집회 등으로 나타나는 지금의 촛불혁명이 지속되고 확산된다면 그러한 기회는 결코 오지 않을 것이다. 자유한국당이 지금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은 그러므로 ‘다음 차례’가 아니라 ‘소멸의 때’이다. 당내의 자중지란은 그 시간이 가까왔음을 예고한다.

댓글 남기기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입력창은 * 로 표시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