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과 방송이 장자연 가해권력의 비수가 된 2019년 6월 21일 재앙의 날에 121년 전 에밀 졸라의 드레퓌스 사건에 대한 고발을 다시 읽는다.

“대부분의 여론은 매일 아침 언론이 퍼뜨리는 이 거짓말, 이 기괴하고 어리석은 뜬소문에서 비롯된 것이다. 그 책임을 물을 시간이 반드시 올 것이며 그때 세계만방에 우리의 명예를 실추시킨 비열한 언론은 그 대가를 치러야 할 것이다. 몇몇 신문이 사악한 역할을 충실히 수행했다. 이 신문들은 오직 흙탕물만을 실어 날랐다. 그런데 이 신문들 가운데 예컨대 <레코 드 파리 L’Echo de Paris>를 목격하는 것은 얼마나 놀라운 일이며, 얼마나 슬픈 일인가! 그토론 빈번히 사상의 전위에 섰던 그 문학적 신문이 드레퓌스 사건에서 그토록 개탄할 역할을 수행하다니 말이다. 폭력적 단평, 추악한 편견에는 서명조차 없다. 그러나 이 단평과 편견의 뒤에 드레퓌스의 처벌이라는 가공할 범죄를 저지른 사람들이 도사리고 있음은 삼척동자도 다 안다. 발랄땡 시몽 씨는 이 단평과 편견이 자신의 신문을 오욕으로 뒤덮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기는 하다. 그런데 그 태도가 진정 정직한 사람들의 양심을 아프케 하는 신문이 있는데, 그 이름은 <르 프티 주르날 Le Petit Journal>이다. 수천 부를 찍은 군소 신문들이 판매부수를 늘릴 목적으로 고함을 지르고 거짓을 입에 담는 것은 그래도 이해할 수 있는 일이며 제한적인 악일 뿐이다. 그러나 백만부를 상회하는 판매부수를 자랑하는 <르 프티 주르날>, 방방곡곡의 갑남을녀들에게 읽히는 <르 프티 주르날>이 오류를 퍼뜨리고 여론을 오도하는 것은 실로 심각한 재앙이 아닐 수 없다. 수 많은 영혼을 계도해야 하고  만백성을 이끌어야 하는 목자의 경우 양심지성성실성을 갖추지 않으면 안 된다. 그렇지 않을 때 그는 자칫하면 공민적 범죄자로 전락하고 만다.

프랑스여, 그대를 휩쓰는 광풍 속에서 제일 먼저 내 눈에 띄는 것, 그것은 언론이 매일 아침 그대에게 전하는 얼치기 콩트, 저열한 욕설, 도덕적 타락으로 얼룩진 거짓의 방벽이다. 그들이 그대의 온갖 전설적 미덕, 투명한 지성, 견고한 이성을 이 지경으로 박살낸 지금, 어떻게 그대가 진실정의를 구현할 수 있겠는가?”

-1898년 1월 6일, 에밀 졸라 : <나는 고발한다>, 유기환 옮김, 책세상, 76-7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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