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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운 겨울의 노점들

작성자
amelanojoe
작성일
2018-02-21 10:29
조회
170
다지원 동료들과 저녁 식사를 하고 있던 중에 마포촛불연대로부터'홍대입구역 노점상과 철거용역 대치중이니 시간되는 분 홍대입구로 가 주세요'라는 문자메시지를 받고 홍대입구역으로 향했다. 홍대입구역 네거리는 공사중으로 분주하다. 횡단보도 표시가 지워진 거리에는 사람과 차들이 뒤얽혀 있다. 다시 보니 지하보도가 없다. 자유로운 영혼들의 그래피티가 볼 때마다 즐거움을 주었던 곳. 무엇으로 채웠는지 흔적도 없이 지워져 버리고 청기와주유소와 제일은행을 잇는 횡단보도가 생겨있다. 개발은 생명의 자취를 하나하나 지워나간다.

홍대입구역 5번출구에 도착하니 검정색 서부노련 차가 서 있고 그 뒤 쪽에 늘어선 대여섯 대의 리어카를 중심으로 노점상들이 물건들을 챙기고 있다. 이미 상황이 끝난 것이다. 그 중 한 대의 리어카에서는 한 아주머니가 남은 두부를 뭉텅뭉텅 쓸어서 아마도 싸우느라 식사때를 놓친 것으로 보이는 노점상들에게 나눠 주고 있다. 영하 몇 도의 차가운 날씨에 바람마저 세차다. 서부노련 차량 옆의 바구니에 거꾸로 쟁여져 있는 피켓이 상황을 말해준다. 다른 물건들에 뒤섞여 글자가 가려졌지만 아마도 '용역깡패 동원하여 생존권을 짓밟는 마포구청은 각오하라'는 문구인 듯하다. 예술과 문화의 지역 홍대 앞에 자본의 개발광풍이 몰아치기 시작했다.(2009.12.18 작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