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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포구청의 폭력적 노점단속을 규탄한다

시사
작성자
amelanojoe
작성일
2018-02-21 10:33
조회
211
아래는 다중지성 강좌정원(다지원) 자유게시판에 오른 {홍대 앞에 무슨 일이}의 한 구절이다.

"마포구청에서 2억이나 들여 용역을 고용했다고 한다. 11월부터 매일매일 구청에서 고용한 용역들이 홍대 거리의 노점상을 하나씩 뒤엎고 있다. 오늘도 홍대 앞을 지나다가 어김없이 용역들과 노점상인들의 대치현장을 보았다. 길바닥에 아무렇게나 내동댕이처진 구두 발창들을 주워 담을 생각을 하지도 못한 채 멍하니 앉아있는 노점상인을 보았다. 공무원이 깡패라고, 이 얘기 좀 인터넷에 올려달라고, 먹고 살아야 하는데 우린 어떡하냐고 눈물짓는 아주머니 앞에서 할 말을 잃었다. 마포구청측의 입장은 이러하다. '디자인 거리 조성을 위해서 서교로 보도 폭을 넓힐' 계획이고 '노점은 불법이라서 단속해야 할 의무가 있다' 거리를 예쁘게 단장하기 위해서라면 못난 사람들쯤은 합법적인 방법으로 충분히 쓸어버릴 수 있다는, 그렇게 하겠다는 말이다. 더 아름다운 거리를 위해서 조직화된 폭력을 아무렇지 않게 휘두르는 일이 이 나라의 일상이 되어 가고 있다."


이 글에 나타나 있는 권력의 계획, 판단, 대책, 방법, 근거를 분석해 보고 그것을 해결할 대안에 대해 생각해 보자.

1. 마포구청의 계획: 디자인 거리를 조성하기 위해 서교로 보도폭을 넓힌다.

*권력이 예술주체가 되어 공간을 특정한 미관에 따라 디자인한다(환경디자인, 공공미술 등의 전문가와 권력의 결착).
*그것은 특정한 지역과 공간(여기서는 홍대 주변)을 정치적으로 관리하는 것이며 지역가치를 상승시키기 위한 것이다.
*오세훈의 창의시정(창조성에 입각한 도시정책, 창조성을 도시가치의 상승수단으로 활용하는 것)이 그 정책적 논거이다.
*거리를 어떤 디자인으로 조성할 것인지를 둘러싼 미적 투쟁이 필요한 지점이다. 이것은 미학 전쟁의 영역이다.

2. 마포구청의 판단: 노점상들이 거리미관을 해치고 있고 디자인 거리 조성에 방해가 되고 있다.

*노점상은 시각적으로도 홍대 앞 거리의 독특한 풍경을 구성하며 홍대 앞을 찾는 젊은이들의 소비세계를 구성한다.
*노점상은 거리미관을 해친다는 판단은 가난을 수치로 여기면서 가난의 실재를 숨기려는 권력자와 자본가들의 세계관을 반영한다. 물론 그 가난은 자신들이 권력유지와 치부를 위해 일상 속에서 부단히 만들어내는 것이다.
*가난한 사람들의 실재를 감추면서 꾸며질 디자인 거리의 계급성은 명백하다. 그것은 허위, 기만, 화장, 환상의 디자인일 것이다. 도시를 환상여행의 공간으로 조직하려는 술책일 것이다.
*가난한 사람들이 도시의 당당한 일원이고 거리에서 자시의 삶을 추구할 권리가 있으며 바로 그러한 생의 현실적 약동이 진정한 거리 디자인임을 주장하자. 아래로부터의, 삶으로부터의 디자인.

3. 마포구청의 대책: 노점상들을 거리에서 쓸어버린다.

* 불편한 것들을 쓸어버리기. 1980년대에 전두환 정권과 노태우 정권은 사회주의자들을 쓸었다. 지금은 노점상을 쓸어낸다. 이주노동자도 쓸어내어 뒷골목을 헤매게 한다. 유태인에 대한 싹쓸이로 유명해 졌고 인종청소의 형태로 발칸에서 다시 나타났던 이 싹쓸이의 정치는 권력의 입맛에 맞지 않는 모든 것을 쓸어버릴 위험한 사상이다.
*지금 쓸어지는 것이 삶이며 만들어지려는 디자인 거리가 무덤이라는 사실을 확인하고 알리자.

4. 마포구청의 방법: 용역을 동원하여 노점들을 거리에서 강제로 추방한다.

*용역은 불안정노동자이다. 이것은 신자유주의적 정리해고가 만들어낸 노동력 풀이다.
*용역이 용산, 쌍용 등에서 확인되었듯 재개발을 추진하고 파업을 깨고 남들이 손대기 싫어하는 일들을 해결하는 폭력조직이자 해결사로 동원되는 현실에서 용역 문제는 이제 다중들의 직접적 공동문제로 되고 있다.
*용역 대 노점상을 대결하게 하는 것은 다중 내부의 갈등을 심화시키기 위한 정치적 장치로 사용된다.
*무조건적 보장소득운동을 통해 자신의 몸을 용역으로 팔지 않더라도 삶의 안전을 도모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

5. 마포구청의 근거: 노점은 불법이다.

*노점은 토지가 사유화되어 있고 국유지나 공유지조차도 사적인 것으로 이해될 때 불법으로 된다.
*토지가 사적 혹은 공적으로 소유되지 않고 다중의 공통의 공간으로 이해되는 조건의 창출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제헌능력으로 현행의 법을 불법화시키고 새로운 법을 창안해야 한다.

노 점, 용역, 구청의 관계로 나타나는 이 사안은 사실상 우리 시대의 모든 문제들이 중첩되면서 나타나는 현장이다. 이 문제에 연루되지 않은 사람들은 예술, 노동, 소득, 토지, 권력 등에 걸쳐 거의 아무도 없다고 해도 좋을 정도이다. 어떻게 지역적 사안으로 나타나는 이 문제에 대한 다중의 공동의 대응을 조직할 수 있을까? 어디에서 시작해야 하는 것일까?(2009.12.14 작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