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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플루와 생명권력

시사
작성자
amelanojoe
작성일
2018-02-21 10:47
조회
247
신종플루가 확산되면서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 서로가 서로를 경계하기 시작한다. 학교에서는 신종플루 왕따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한다. 기침만 해도 따돌린다는 것이다. 이 사태는 주로 의학적 문제로만 취급된다. 이럴 때 신종플루는 자연의 재앙으로만 간주되고 그 배후에서 움직이는 정치경제적 힘들을 파악하기는 어렵게 된다. 잠시 그것의 의학적 측면을 보류해 두고 그것의 정치경제적 효과에 대해 생각해 보자.

첫째 이명박 정부와 조선일보 등은 신종플루가 무서운 질병이 아니라는 관념을 유포시키면서 개인 및 기관의 늑장 대응을 유도해 왔다. 이로써 신종플루가 더 넓게 확산되도록 만드는 데 일조해 왔다. 이 담론적 조치는 생물적 사회적 공포를 확산시키는 정치적 기제로 작용했다.

둘째 신종플루가 확산되면 국가와 같은 거대기구가 아니고서는 대처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발전하고 사람들은 국가의 대처에 목을 매게 된다. 이때 국가는 거대한 권력으로 사람들 위에 군림할 수 있게 된다. 국가는 절대적으로 필요한 존재로 부각되고 국가에 대한 저항은 적어도 당분간은 생각하기 어렵게 된다. 국가(와 그들의 국제연대)는 공포상황을 극복할 유일무이한 행위자로 되기 때문이다. 국가권력의 필요성은 이렇게 위기조성을 통해 부각된다.

셋째 바이러스에 의한 생명위협이라는 상황은 위기에 빠진 산업을 구하고 새로운 산업을 창출할 호기를 제공한다. 백신 생산업체는 이미 공급부족에 이른 백신을 생산하기 위해 최대의 활황을 맛본다. 타미플루 수요는 공급을 훨씬 넘어섰다. 예방산업도 활기를 띤다. 손세정기 산업에 박차가 가해진다. 온라인 쇼핑몰이 혜택을 본다. 물론 일부의 산업들은 손실을 본다. 과학산업(의학)이 구원자로 등장한다. 위기는 산업의 기회로도 기능한다.

넷째 사람들의 연대 가능성은 붕괴된다. 서로가 서로를 생물학적으로 의심하기 시작하면서 대인기피 관계에 들어가고 거리나 실내에서의 항의집회 등은 위축된다. 신종플루는 사회적 저항을 약화시킨다. 각 개인들은 보신주의에 사로잡힌다.

다섯째 만약 앞으로 국가의 힘으로 신종플로가 제압된다면 국가는 다시 위인으로 등장할 것이다.이렇게 해서 국가 권력은 그간 겪었던 오랜 침식으로부터 자신의 힘을 만회하게될 것이다.

이상의 것들이 오늘날 신종플로를 매개로 움직이는 삶권력, 생명권력의 단면들이다.(2009.11.9 작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