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투의 전망

미투 운동으로 가장 큰 타격을 받고 있는 것은 민주당을 중심으로 하는 자유주의 세력이다. 왜 신보수주의 세력은 상대적으로 적은 타격을 받고 있는 것일까? 이에 대한 몇 가지 해석들이 있다. 이 해석들에 대한 비판을 기초로 미투의 미래를 전망해 보는 것이 가능할 것이다.

첫째로 자유주의 세력 중의 일부가 취하는 태도로서 미투 운동 자체를 신보수주의 우파의 공작의 산물로 보는 음모론적 해석이다. 이것은 미투의 실재적 근거(성차별과 성폭력의 실재성)를 부인하고 미투의 발전과 확산을 가로막는 효과를 가져온다. 이것은 미투로 인해 타격을 받고 있는 자유주의 세력이 취하는 공격적 방어의 방식이다. 이것은 우파를 공격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미투 자체를 공격하는 것이다. 이것은 젠더을 둘러싼 사회적 적대와 투쟁을 좌/, 진보/보수 간의 정치공학적 대립과 투쟁의 종속변수로 환원시킴으로서 젠더 이슈를 부인하는 결과를 가져온다.

둘째로  보수우파 정치가들이 취하고 있는 태도로서 미투가 좌파의 이중성, 즉 담론과 실제 사이의 분리를 드러낸다고 보는 입장이다. 이것 역사 젠더 문제를 좌우파 대립의 문제로 환원시킨다. 정치적 우파라고 해서 젠더 문제에서 벗어날 수 없다. 미투의 폭로투쟁이 주로 자유주의 진보 세력 내에서 벌어지고 있다는 것은 보수우파가 성차별, 성억압, 성폭력을 행사하지 않는다는 것의 증거일 수 없다. 오히려 반대다. 보수우파의 여성억압과 여성수탈은 훨씬 노골적이고 일방적이다. 이들은 여성을 인간으로 간주하지 않는 시각을 수차례나 드러내었다. 이건희 성매매 사건에서 보이듯이 보수우파는 여성을 그저 하나의 비인간상품으로 간주하는 것에 익숙하다.   젠터문제에서 보이는 자유주의 진보파의 이중성은 그에 비하면인간여성비인간여성사이에서의 심리적 갈등과 자기분열을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보수우파에게 담론과 실제 사이의 이중성이 없다면[적다면], 그것은 그들이 현실에서 여성을 인간으로 취급하지 않고 있고 담론의 수준에서도 여성을 인간으로 파악하려는 노력을 전혀 하지 않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셋째로 미투 운동이 진보영역에 집중되고 보수 영역에서 드문 이유를, 보수 영역의 피해 여성들은 동일한 피해를 입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들이 보호받을 수 있다는 확신을 갖고 있지 않기 때문에 나서지 않고 있다는 데서 찾는 해석이 있다. 이것은 미투의 주체구성에 대한 해석으로서 설득력이 있는 주장이다. 서지현 검사의 폭로에서 시작된 최근의 미투 운동이 상대적으로 큰 권력을 갖고 있는 남성들을 대상으로 할 뿐만 아니라 어느 정도는 주목할 만한 지위를 가진 여성들의 폭로투쟁이라는 점은 부인하기 어렵다. 그래서 비정규직 여성 등이 겪고 있는 일상적인 성차별과 성폭력은 아직 이슈로 제기되지 않고 있다. 즉 주로 보호받아 마땅한 지위의 여성들이 겪은 피해와 그것의 구제가 주요한 이슈가 되고 있는 것이다. 이것은 미투의 다음 단계가 현실에서 보호받지 못하고 있는 여성들의 미투여야 할 것임을 시사한다.

이와 연관된 네 번째의 해석이 가능하고 또 부상하고 있다. 3 10일 집회에서 드러난 것처럼 미투를 촛불의 연장으로 보는 해석이 그것이다. 지난 시기의 촛불에서 가장 중요한 동력 중의 하나가 세대를 불문한 다양한 여성집단들이었다는 점은 주목되어야 한다. 탄핵으로박근혜 즉각 퇴진이라는 촛불의 일차 요구가 달성된 상태에서 촛불은 지금성폭력 즉각 퇴출이라는 이차 요구를 향해 진전하고 있다. 이 요구투쟁이 중간층 여성들의 미투에 제한되고 있는 현실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미투 운동의 좀더 발본적인 전환이 필요하다. 계급적으로 보호받는 여성층을 성적으로도 안전하게 보장하는 운동이라는 현재의 한계를 넘어 성적으로는 물론이고 계급적으로도 전혀 보호받지 못하고 있는 불안정여성노동자들의 미투로의 확산을 통해 미투가 새로운 사회개조, 성별평등과 계급적 평등을 결합시키는 사회건설의 동력으로 될 수 있을 것이다. 이때 미투는 좌우 모두의 한계를 넘는 새로운 사회상의 준거로 기능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