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 논객 ‘2008 촛불 항쟁’ 담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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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네르바의 촛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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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네르바의 촛불>은 ‘2008 촛불 항쟁’에 대해 한 진보 논객이 펼치는 명상록이자 담론서다. 지난해 이 땅의 여름을 달구었으며 지금껏 진보 보수 사이에 해석이 엇갈리는 촛불 항쟁을 지은이는 ‘봉기’로 명명했다. 다중의 네트워크 진보를 주창해온 그는 촛불에 담론의 두툼한 살집을 붙여주고, 그 혁명적 미래에 대한 예언과 테제(강령)까지 이야기한다. 그의 눈에 촛불은 지난 1년간 존재론적 차원에서 삶과 세계를 명백히 변형시킨 실체적 힘이었다. 이 땅에서 촛불이 불러낸 미네르바의 올빼미는 헤겔의 경구와 달리 황혼 아닌 새벽녘에 펄펄 날았다. 밤새도록 놀고 싸우고 대치하는, 축제 같은 봉기. 그 독특한 상황들을 지은이는 우리 시대의 지성과 감성을 뒤흔드는 탈근대 혁명의 징후로 바라보았다. 책의 내용 또한 그런 징후를 받아들여 현장 집회 체험들을 담은 일기와 일지, 논리적 이론 등이 갈마들면서 풀려간다.

지은이의 펜 끝은 보수신문이나 정부의 ‘꼴통’ 논리 대신 ‘촛불 유령론’ 같은 일부 진보 지식인들의 비판들을 주로 겨냥한다. 당장 성과보다 촛불 실패 이면에 깃든 인식과 감각의 거대한 변화부터 스스로 돌아보라고 타이른다. 촛불 봉기의 새로움은 네트워킹을 통해 스스로 발언하고 움직이는 적극적 다중의 거대 에너지 표출 그 자체라는 것을, 자신의 현장 체험과 푸코·들뢰즈·네그리의 이론을 엮어 입증하려 한다. 책 말미의 ‘촛불 테제’에 이런 구절이 있다. “촛불은 삶이며 삶은 촛불이다 … 틈새에서, 위기와 공황의 구멍 속에서 해방의 시간이 열린다 … 촛불의 전면화, 촛불의 세계화, 모든 사람들의 촛불 되기, 그리고 절대적일 뿐인 민주주의….” 조정환 지음/갈무리·1만5000원. 노형석 기자nuge@hani.co.kr

2009/05/10 17:33 2009/05/10 17:33